Apply
home
👨‍🌾

라이너 문화팀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기업문화는 물과 같아서

상선약수(上善若水)
라는 말이 있습니다. 노자 도덕경 8장에 맨 처음 나오는 말입니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입니다. 살짝의 비약이 있을 수 있지만 저는 기업 문화를 생각할 때에 항상 물의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어렸을 때 놀이터 모래로 물길을 내보신 분들이나 운동장에서 물을 뿌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물은 땅의 표면을 따라 그저 중력에 의해 흘러가며 땅에 스며 들 뿐입니다. 문화라는 것도 마찬가지의 역학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문화라는 물이 구성원이라는 표면을 따라 구성원들에게 스며 드는 모습을 말입니다. 사내 문화를 만드는 주체가 해야할 일은 그 표면 자체를 바꾸는 일보다는 물을 끌어당길 중력을 만드는 일일 것입니다. 표면을 어떻게 구성할 지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문화를 스며 들게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이 선행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독서실 같던 라이너

라이너 입사 날에 받은 회사의 이미지는 딱 한 단어로 독서실이었습니다. 각자 자신의 일에 몰두하여 집중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회사에 너무나 급한 일이 많았기 때문에 특공대처럼 각자 맡은 일에 대하여 묵묵히 일을 했습니다. 실상 구성원이 적다 보니 하나의 부서가 해야할 일을 개인이 진행하고 있었고 각 개인의 역할과 업무가 확실히 구분되어 업무 조율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최소화되어 있었습니다. 당장 내일의 생사도 알 수 없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한마디로 비상체계로 운영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이전에 두 차례 스타트업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고 라이너에 오기 바로 직전에는 대기업 IT 회사에서도 일을 했었습니다. 다행히 저는 회사운과 동료운이 좋았고 훌륭하고 배울 점이 많은 동료들과 창의적이고 고무적인 분위기에서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분위기가 뼈 속까지 스며 들어있던 저에게 있어 라이너의 비상체계 분위기는 사실 낯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눈 앞에 바로 급한 일들이 치고 들어오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시 상황에 대해 개선을 제안해보고 팀원들을 설득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네, 물론 저의 비겁한 변명입니다.

새로운 문화의 필요성을 제안하다

역시는 역시, 노력하면 성과가 나는 구조를 지향하는 라이너에서 다 함께 집중하여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저도 입사 이후 계속된 긴장감에서 잠시 해방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제가 경험 했던 이전 회사들의 좋은 문화들을 라이너에도 심자는 이야기를 해야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관련해서 어떻게 이야기 꺼내야 하나 메모를 하다가 의도치 않게 어느정도 글이 완성되어서 바로 슬랙 general에 공유했습니다.
제가 이제 언 회사온지 반년 정도 지났고, 그 동안은 너무 일에만 집중하느라 라이너에 일 외적으로 제가 기여할 수 있고 만들어갈 수 있다고 여겨졌던 부분들을 지나쳤었습니다. 뭔가 더 좋아질 수 있다는 느낌이 들던 순간이 있긴 했지만 일 때문에 잊혀지더군요. 이제 어느정도 프로젝트 9번이 마무리 되어가는 시점이기도 하고, 앞으로 투자 이후 합류하실 미래의 멤버들을 위해서라도 라이너만의 좋은 메이커 문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 제가 처음에 메이커 문화라고 말을 했던 것은 회사 내의 다른 요소들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품을 만드는 과정만큼은 모두가 함께 성장하고 배워나가고 만들어간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되면 어떨까 하는 바람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저는 라이너 내에 훌륭한 메이커 문화를 서로 함께 만들어가는 비공식 프로젝트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앞서 말했듯 이 역시 의견이며, 라이너 멤버 분들과 함께 더 좋은 조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뿐입니다. 모두들 주말 잘 보내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월요일에 뵀으면 좋겠습니다.
스타트업은 성장하지 않으면 죽는 곳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사업의 성장이 목표입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구성원들이 급격한 성장을 이루어야 합니다. 우리가 아는 훌륭한 글로벌 기업들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했던 수많은 노력들을 우린 2~3년 안에 해야 합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은 살아남기 위해 성장해야 합니다. 라이너의 비상체계는 각자 자기가 지금 가지고 있는 역량 안에서 최대한의 결과를 내는 느낌이었다면 앞으로는 서로 소통하고 돕고 피드백을 주고 동기부여를 하며 계속하여 상향평준화가 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조직에는 그에 상응하는 강력한 사내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 강력한 문화의 핵심을 저는 함께 자라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함께 자라는 것의 핵심을 피드백, 공유, 성공 경험 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피드백과 공유를 통해 더 나아지며 끝내는 작던 크던 성공 경험을 반복하는 선순환을 그려내는 것. 나선형 계단을 오르는 모양새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나선형의 계단을 유지하고 만들어갈 라이너 문화팀을 제안했고 관련해서 활동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전 기업들의 가성비 문화 제도를 가져오다

물론 주관적인 의미에서의 가성비입니다. 처음 제가 제안한 것은 다음 다섯 가지 항목이었습니다.
1.
서로 일을 공유하고 피드백 줄 수 있는 시간
2.
커피챗
3.
함께 책 읽는 시간
4.
개발 스터디
5.
내가 원하는 회사 글 쓰기
처음 도입으로 시작해볼 수 있다고, 그리고 단순해 보이지만 핵심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제도라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핵심은 팀원 간의 밀도 있는 양질의 커뮤니케이션이었습니다. 단순히 친해지는 것 이상으로 이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일을 하며 이곳에서 무엇을 이루고 싶어하는 지에 대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각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것을 기업 문화라는 물을 움직이게 하는 중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구성원들이 서로를 성장의 지렛대로 생각하는 공감대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입니다.

기업 문화 조차도 피드백과 성장의 대상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내 문화조차도 피드백을 통해 성장시켜야할 대상이라는 점입니다. 스타트업 내에서는 모든 것이 피드백의 대상이며, 성장시켜야할 대상입니다. 이렇게 미약하게나마 시작했던 사내 문화 역시 계속해서 그 형태를 구성원들의 표면에 맞추어 변경되어야 합니다. 왜냐면 사내 문화는 물이기 때문입니다. 물은 그저 표면을 향해 따라 흐르다 스며들 뿐입니다. 옛 동양 현인의 말 속에는 해야만 하지만 인위적으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어떻게 할 수 있게 하는 지에 대한 생각이 담겨있습니다. 그것을 도라고 표현했고 그것은 땅과 하늘 사이에 만물이 나고 자라는 것을 보고 얻은 깨달음이었습니다. 아 물론 도가도비상도입니다. 중요한 것은 기업 문화는 인위적인 것이 아니며 구성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여러 상호작용과 사건의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또한 창조와 창발의 근원이기도 합니다.

라이너에 어서오고

아마 앞으로도 라이너 사내 문화팀은 이러한 사건의 과정을 선순환시키는 일에 계속하여 집중할 생각입니다. 현재는 개발자 위주로 구성되어 있지만 저희의 생각에 깊이 공감하시는 좋은 HR 매니저 분이 오시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라이너는 열려 있습니다 여러분.
이곳에서 저의 또다른 부분을 성장시켜줄 또한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보석 같은 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Post by Software Engineer 그렉